베토벤은 1782년(12세)부터 1827년(57세) 빈에서 사망하기 직전까지 45년에 걸쳐 교향곡, 협주곡, 현악 4중주, 피아노 소나타, 가곡, 오페라를 포함한 주요 장르의 클래식 음악 약 750개의 작품을 작곡했습니다. 그중에서도 32개의 피아노 소나타와 5개의 피아노 협주곡, 9개의 교향곡은 베토벤이 작곡가로 활동을 시작한 시기부터 생의 마지막까지 창작된 장르입니다.
베토벤의 작품 중에는 ‘비창’, ‘운명’ 등 제목을 가진 곡이 많은데, 당대에도 많은 관심과 인기를 끌었고 새로운 차원으로 나아가 찬사를 받은 곡들이었습니다. 그는 형식과 제약에 속박되지 않고 독창적인 창작 기법으로 자신의 주관적인 감정을 음악으로 표현했습니다. 따라서 그의 곡들을 이해한다면 베토벤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어떻게 피아니스트와 위대한 작곡가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 그리고 베토벤의 작품이 현재까지도 최고의 클래식 음악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 전시에서 소개하는 장르와 작품은 참고도서에서 베토벤의 대표작으로 선정된 내용을 중심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베토벤이 작곡한 대표 장르
소나타(Sonata)
소나타는 ‘울려퍼지다’라는 뜻의 이탈리아어 소나레(Sonare)에서 파생된 용어로, 주로 독주 악기를 중심으로 작곡된 곡입니다. 어떤 악기를 위한 곡인지에 따라 소나타 앞에 명칭이 달라지는데, 베토벤은 32개의 피아노 소나타, 10개의 바이올린 소나타, 8개의 첼로 소나타 등을 작곡했습니다.
베토벤은 작곡가 이전에 먼저 피아니스트로 활동했기 때문에 피아노를 위한 음악 장르에서 탁월한 작곡 실력을 보였습니다. 소나타 장르에서도 작품의 양과 작곡 기간으로 볼 때 피아노 소나타가 가장 많고, 1793년(23세)부터 1822년(52세)까지 29년에 걸쳐 작곡되었습니다. 베토벤의 32개 피아노 소나타는 그의 모든 음악 양식이나 기법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피아노 음악사에 나타난 양식의 변천을 보여줍니다.
베토벤은 1793년부터 약 10년간 전체 32개의 피아노 소나타 중 대략 2/3에 해당하는 20개를 작곡했는데, 모두 다양한 형식과 구조를 사용했습니다. 그는 소나타라는 장르를 통해 전통적인 틀을 바꾸는 실험을 시도하기도 하고, 정해진 규칙을 깨기도 하며 자신만의 새로운 형식과 내용을 만들어갔습니다.
<대표 작품>
#피아노 소나타 8번 c단조 ‘비창’ Op. 13 (1797~1799)
#피아노 소나타 14번 c#단조 ‘월광’ Op. 27 No. 2 (1801)
#피아노 소나타 17번 d단조 ‘템페스트’ Op. 31 No. 2 (1802)
#피아노 소나타 21번 C장조 ‘발트슈타인’ Op. 53 (1803~1804)
#피아노 소나타 23번 f단조 ‘열정’ Op. 57 (1804~1806)
#피아노 소나타 26번 E♭장조 ‘고별’ Op. 81a (1809~1810)
#피아노 소나타 29번 B♭장조 ‘함머클라비어’ Op. 106 (1817~1819)
#바이올린 소나타 5번 F장조 ‘봄’ Op. 24 (1800~1801)
#바이올린 소나타 9번 A장조 ‘크로이처’ Op. 47 (1802~1803)
#첼로 소나타 3번 A장조 Op. 69 (1807~1808)
협주곡(Concerto)
협주곡은 ‘경쟁하다’, ‘협력하다’라는 뜻의 라틴어 콘체르타레(Concertare)에서 파생된 용어로, 독주 악기와 오케스트라가 경쟁하듯 혹은 협력하듯 연주하는 곡입니다. 독주 악기로는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많이 사용되는데, 베토벤은 5개의 피아노 협주곡과 1개의 바이올린 협주곡, 1개의 3중(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협주곡을 작곡했습니다.
그중 피아노 협주곡은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초의 주요 작품에서 비중 있는 위치를 차지한 장르입니다. 모차르트도 빈에서 활동하는 동안 17곡의 피아노 협주곡을 작곡하고 연주했습니다. 베토벤은 모차르트보다 협주곡 숫자는 현저히 적지만, 1793년(23세)부터 20년 넘는 기간 동안 꾸준히 규모 있는 피아노 협주곡을 선보였습니다.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에는 그의 청력 상실에 따른 음악 형식과 작풍의 변화가 두드러집니다. 초기 협주곡은 비교적 엄격하고 치밀한 양식을 띄고 있다면, 청력을 상실한 이후에는 형식의 굴레를 벗어나 파격적인 시도를 통해 음악 양식을 확장해 나갔습니다. 그는 마지막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에서 독주 악기의 역할을 증대시켰는데, 이는 19세기 낭만주의 협주곡의 방향을 제시한 곡이 되었습니다.
<대표 작품>
#피아노 협주곡 2번 B♭장조 Op. 19 (1786~1795, 1798, 1801)
#피아노 협주곡 4번 G장조 Op. 58 (1803~1806)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Op. 61 (1806~1807)
#피아노 협주곡 5번 E♭장조 ‘황제’ Op. 73 (1809~1810)
교향곡(Symphony)
교향곡은 ‘조화로운 소리’라는 뜻의 그리스어 신포니아(Sinfonia)에서 파생된 용어로, 오케스트라를 위한 대규모의 기악곡입니다. 베토벤은 모두 9개의 교향곡을 작곡했는데, 모차르트(41개)와 하이든(106개)의 교향곡과 비교하면 매우 적은 수입니다. 그 이유는 수십 년 전 지역 궁정 후원자들의 지원을 받고 그들과 함께 즐기던 교향곡이 1800년 이후 음악 인력을 잃으며 침체기를 맞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베토벤은 교향곡을 계속 작곡했으며, 매우 신중한 태도로 접근했습니다. 교향곡 1번은 1800년(30세)에 작곡되었는데, 첫 피아노 소나타가 1793년에 작곡된 것에 비하면 시기적으로 늦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는 노트를 갖고 다니며 음악 주제를 구상하고 세부적인 사항을 채워나갔는데, 그 결과 수정한 흔적들이 남은 베토벤의 스케치는 그의 창작 과정을 입증하는 자료로 남아있습니다.
베토벤의 대표적인 교향곡은 제목-3번 ‘영웅’, 5번 ‘운명’, 6번 ‘전원’, 9번 ‘합창’-이 있는데, 이 4개의 교향곡은 단순한 음악적 성취를 넘어 이후 음악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핵심적인 레퍼토리를 차지합니다.
<대표 작품>
#교향곡 3번 E♭장조 ‘영웅’ Op. 55 (1803~1804)
#교향곡 5번 c단조 ‘운명’ Op. 67 (1804~1808)
#교향곡 6번 F장조 ‘전원’ Op. 68 (1807~1808)
#교향곡 9번 d단조 ‘합창’ Op. 125 (1822~1824)
※ 작곡가의 작품 번호
베토벤의 작품은 사후 연구가들에 의해 철저히 연구되었습니다. 따라서 작품 분류법도 다양하고 복잡한데, 일반적으로 출판되어 공식으로 번호(Opus)가 붙은 작품에는 ‘Op.’라는 기호와 번호가 붙습니다. ‘Op.’를 활용한 분류 방법 외에도 베토벤 생전에 출판되지 않거나 미완성으로 남은 작품들 다수가 포함된 ‘WoO’(Werke ohne Opuszahl-’작품 번호가 없는 작품‘), 음악학자 지오바니 비아몬티(Giovanni Biamonti)가 작성한 ‘Biamonti’ 등이 있습니다.
[내용 출처]
26-27p. 루이스 록우드 지음 ; 장호연 옮김. 베토벤 심포니. 서울 : 바다출판사, 2019.
152p, 173p, 민은기 지음. 클래식 수업. 2,베토벤, 불멸의 환희. 서울 : 사회평론, 2019.
5-7p, 111-119p, 136-137p. 오지희 지음. 이 한 권의 베토벤. 서울: 예솔. 2020.
218-219p. 임현정 지음. 당신에게 베토벤을 선물합니다. 서울 : 페이스메이커, 2020.
502p, 509p, 517p. 홍세원 지음. 서양음악사 2판. 서울 : 연세대학교 대학출판문화원, 2014.
[이미지 출처]
1. 베토벤 초상화 / 44p. 오지희 지음. 이 한 권의 베토벤. 서울: 예솔. 2020.
2. 피아노 협주곡 4번 악보 표지 / 115p. 오지희 지음. 이 한 권의 베토벤. 서울: 예솔. 2020.
3. 안 데어 빈 극장 / 148p. 오지희 지음. 이 한 권의 베토벤. 서울: 예솔. 2020.
[작곡 연도 참고]
https://www.beethoven.de/en/archive/list/5110862327054336/Wor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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