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텍쥐페리 탄생 120주년 기념전시

[이화여자대학교 도서관] 루이스 캐럴 Lewis Carroll

 

 

1832년 영국 체셔 지방의 성직자 집안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찰스 럿위지 도지슨(Charles Lutwidge Dodgson)으로, 루이스 캐럴은 필명이다. 옥스퍼드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했고, 모교의 수학 교수가 되었으며 신학과 문학도 깊이 공부했다. 캐럴은 교수 이외에도 작가, 사진가, 성공회 집사로 활동했는데 성직자 자격이 있었음에도 내성적인 성격에 말을 더듬어 설교단에는 서지 않았다.

 

캐럴은 아주 엄격한 규칙으로 정한 일상을 고집스럽게 반복했다. 모든 일상을 기록해 편지를 주고받았으며, 약 9만 9천 통의 편지를 보관했다고 알려져 있다. 작품 속 기발한 이야기들처럼 어린 시절부터 말장난과 인형극, 게임을 좋아했으며, 평생 독신으로 살면서 아이들을 즐겁게 해 주기 위해 게임과 퍼즐을 고안하기도 했다. 캐럴은 1865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펴낸 이후, 1871년 후속작 『거울 나라의 앨리스』를 발표했고 이 책은 150여 년이 넘도록 전 세계에서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1881년까지 옥스퍼드 크라이스트 처치에서 수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학생들을 가르쳤던 캐럴은 1898년 세상을 떠났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Alice's adventures in wonderland (1865)

이 책의 원제는 Alice’s adventures in wonderland 즉,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모험이다. 앨리스 이야기는 캐럴이 교수로 있던 옥스퍼드 대학에 학장으로 부임한 헨리 리들의 세 딸과 소풍을 간 어느 날, 지루해하던 아이들을 위해 즉흥적으로 이야기를 지어낸 것에서 시작되었다. 이야기에는 학장의 세 딸 이름이 들어가는데 둘째 딸의 이름이 바로 ‘앨리스 리들’이다. 앨리스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들을 잔뜩 넣어 달라”는 주문을 하는데, 그 주문에 맞추려다 보니 이 책은 난센스 문학 장르의 선구적 작품으로 꼽히게 되었다.

 

책이 탄생한 때는 어린이 교육의 필요성에 이제 막 눈 뜨기 시작한 시기로 윤리와 도덕, 예절을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이 강박에 가까웠다. 이런 시대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온전히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쓴 작품이었다. 이야기는 1865년 11월 마침내 책으로 나왔고 출간 이후 약 50여 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었으며 연극과 영화, 드라마, 뮤지컬 등으로 제작되어 인기를 끌었다. 1951년 월트 디즈니 피처 애니매이션의 만화 영화가 대표적이며, 2010년 팀 버튼 감독의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언제나 어딘가로 가고 있는 당신에게” 중에서
[Lewis Carroll 원저]. 정은희 옮김. 2018. 앨리스너만의 길을 그려봐서울알에이치코리아.
중앙/4층일반 028.5 C236N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고 하면 잠깐 단잠에 빠진 어린 소녀의 꿈속에서 벌어지는 신기한 모험담이라는 줄거리가 어렵지 않게 떠오릅니다그러나 단지 꿈에 관한 이야기라고 하기에 여러 난관을 용기 있게 헤쳐 나가는 앨리스의 모습은 우리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삶에 관한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지는 체셔고양이와 하트여왕의 말은 우리를 멈춰 서게 만듭니다그냥 지나치기에 이야기가 담고 있는 의미들이 진지하고우리는 이상한 나라만큼이나 이상한 현실 속에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
앨리스는 그런 현실 속에서도 자신만의 이유를 찾고용기 있게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해주고 있습니다때로는 헤맬지라도때로는 느리더라도 언젠가는 어딘가에 도착하게 되어 있으니까요이상한 나라를 모험하는 앨리스처럼 용감하게길을 잃더라도 당황하지 말고 자유롭게 앞으로 걸어나가세요어쩌면 그것이 이상한 나라에 빠져든 앨리스가 행복한 삶으로 갈 수 있는 가장 빠르고도 유일한 방법일지도 모르니까요. (p. 212~213)

 

 

 

“꿈보다 환상적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중에서
루이스 캐럴 지음존 테니얼 그림베스트트랜스 옮김. 2017. 초판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서울미르북컴퍼니.
중앙/4층일반 028.5 C236L

그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집필했던 당시 영국은 해가지지 않는 나라로 불리며 건국 이래 가장 부흥한 시기를 지나고 있었다. (...) 산업 혁명 이후 정치경제사회적으로 큰 변혁의 소용돌이 속에 있던 영국은 그동안 뿌리 깊게 박혀 있던 기독교적 세계관이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물질주의적 가치관을 추구하는 지식인들이 많아졌다그 변화의 중심엔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이 있었다.

 

수학자이며 종교인이기도 했던 루이스 캐럴에게 급격한 사회 변화는 큰 혼란으로 다가왔을 법하다아마도 그는 앨리스라는 소녀의 눈과 귀를 통해 자신이 바라본 빅토리아 시대의 이면을 표현하고자 했을 것이다그에게 당시의 영국은 다름 아닌 이상한 나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동화임에도 어린이 뿐만 아니라 성인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수많은 철학가와 문학가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작품 속에 숨겨진 메시지비유와 상징들을 찾아내기 위한 노력들이 이뤄져 왔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결국 동화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할머니가 들려주는 전래 동화처럼 젊은 수학자가 한 소녀를 위해 풀어놓았던 재담을 책으로 옮겨 놓은 것 뿐이다. ‘이 속에 얼마나 많은 메시지가 담겨 있는데 그런 소릴 해?’라고 묻는다면 애석하게도 당신은 이미 어른이 되어 버렸다고 할 수밖에온전히 이 환상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건 철학자도 평론가도 아니다바로 아이들뿐이다. (p. 189~191)

 

 

 

“어디든 도착할 거야. 꾸준히 걷기만 한다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앨리스” 중에서
최현미노신회. 2019. 우리가 사랑한 소녀들서울혜화1117.
중앙/3층일반 811.8 942

우리는 모두 한때 앨리스였다세상이 궁금하고 신기하고잘 모르지만 무엇이든 해보고 싶었던 시절이 있었다어린 시절의 내가 무조건 선하고 솔직하고 용감한 존재는 아니었다하지만 적어도 지금보다는 사심 없는 눈으로 사람을 바라보고세상을 향한 선한 믿음을 가졌던 적이 있었다그때의 나는우리는 보는 대로 받아들이고사사건건 교훈을 늘어놓으며 자기 잇속을 차리는 그 어른들보다 더 직감적으로 옳은 것이 무엇인지 알고그것을 선택했다.

 

그 앨리스는 다 어디로 갔을까내 마음속의 앨리스는 다시 만날 수 있을까어느 날 내 눈앞에 양복 입은 토끼가 뛰어간다면앨리스처럼 토끼를 따라 토끼 굴에 뛰어들 수 있을까누군가 잘못된 일을 할 때 앨리스처럼 틀렸다고 말할 수 있을까. (....) 앨리스는 여러 갈래 길에서 체셔 고양이를 만난다.

 


체셔 고양이님내가 어느 길로 가야 할까요.”
그거야 네가 가고 싶은 곳에 달렸지.”
나 어디든 별로 상관없어요어디든 도착만 한다면요.”
그렇다면 어느 길로 가든 괜찮아꾸준히 걷는다면 말이야.”

때론 잊곤 한다꾸준히 걸으면 어딘가 도착한다는 사실을나도 내 마음속 앨리스를 불러내 함께 꾸준히 걸어가보고 싶다조금은 용감하게체셔 고양이의 말대로 당연히 어딘가에 도착할 테다그 도착점이 어디든 결국 꾸준히 걷는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p. 48~51)

 

 

 

 


[내용 출처]
47-58p. 곽한영 지음. 피터와 앨리스와 푸의 여행. 파주 : 창비. 2017.
38p. 최현미, 노신회 지음. 우리가 사랑한 소녀들. 서울 : 혜화1117, 2019.
작가소개. 루이스 캐럴 지음 ; 고정아 옮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파주 : 윌북, 2020.

자료의 도서관 소장정보는 블로그 <어른이 되어 다시 보는 동화이야기> 도서 리스트 에서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