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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텍쥐페리 탄생 120주년 기념전시

[이화여자대학교 도서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Hans Christian Andersen

 

 

1805년 덴마크 오덴세에서 가난한 구두 수선공의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어린 아들에게 『아라비안나이트』 등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상상력을 키워 주었다. 1819년 연극배우의 꿈을 품고 코펜하겐으로 간 안데르센은 그의 문학적 재능을 알아본 요나스 콜린의 후원으로 1828년 코펜하겐 대학에 입학하면서 작가로서의 재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를 여행한 경험을 토대로 발표한 첫 소설 『즉흥시인』(1835)이 호평을 받으며 안데르센은 유럽에서 명성을 떨치기 시작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동화를 창작하기 시작한 안데르센은 『눈의 여왕』, 『인어공주』, 『못생긴 새끼 오리』, 『황제 폐하의 새 옷』, 『성냥팔이 소녀』 등 200여 편의 작품을 집필하며 독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1846년에는 덴마크 국민으로서 최고의 영예인 단네브로 훈장을 받았다. 평생을 독신으로 산 안데르센은 1875년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장례식에는 덴마크 국왕과 황태자를 비롯한 수백 명이 찾아와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안데르센 소개”
미운 오리 새끼안데르센의 자화상” 중에서 안데르센 소개 부분만 일부 발췌함
곽한영. 2017. 피터와 앨리스와 푸의 여행 고서점에서 만난 동화들파주창비.
중앙/4층일반 028.1 91

(...) 크고 작은 콤플렉스 없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안데르센이야말로 평생 자신의 콤플렉스와 싸우다 간 사람입니다안데르센은 우선 나고 자란 환경부터 영웅담의 배경이 되는 고난이라고 치장하기 어려울 정도로 엉망이었습니다안데르센 자서전에서 숲속을 헤매 다니는 광인이라고 묘사된 외할아버지는 은 누군지도 모르는 존재였습니다안데르센의 어머니는 매춘부였던 외할머니가 낳은 사생아였으니까요세탁부 일로 바쁜 와중에도 밤마다 덴마크의 옛이야기를 들려주어 아들의 상상력을 키워 주었다던 자애로운 어머니 역시 허상이었습니다어머니도 외할머니를 따라 이미 십 대 시절에 매춘부 생활을 시작했고일찌감치 알코올 중독에 빠진 상태에서 안데르센을 낳았습니다게다가 외할머니와 마찬가지로 어머니도 정신 분열증이 있어서 헛소리를 늘어놓거나 미신에 사로잡혀 어린 안데르센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기도 했습니다안데르센의 문학적 토양이 되었다던 덴마크의 옛이야기란 실은 이런 것들이었습니다.

안데르센은 자신의 가족과 환경을 무척 부끄러워했고 그 반작용으로 거짓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자신이 실은 귀족이고 커다란 성에 살고 있다는 등 심지어 천사들과 대화하는 능력이 있다는 등 허무맹랑한 말을 하다 보니친구들은 안데르센도 그의 할머니처럼 미쳤다며 멀리했습니다결국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게 된 안데르센은 혼자 이 사람이 되었다 저 사람이 되었다 하는 역할 놀이그러니까 연극에 빠져들게 됩니다. (...) 게다가 안데르센은 어려서부터 키는 껑충하게 큰 데다 깡마른 체구에 머리와 손발은 크고 이목구비는 볼품없는누가 봐도 첫눈에 못생겼다고 느낄 외모를 지니고 있었습니다그런 아이가 거리에서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온몸을 흔들며 말도 안되는 연극을 하는 광경은 기괴하기까지 했습니다집안 배경과 외모이 두 요소는 안데르센을 평생 괴롭힌 열등감의 근원이 됩니다. (...)

안데르센은 연극소설기행문시를 넘나들며 150편이 넘는 작품을 집필했고 거의 대부분의 작품이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덴마크 최고의 유명인사가 된 안데르센은 덴마크 정부로부터 국보’ 자격을 인정받아 매년 연금을 지급받기에 이릅니다살아 있는 거장으로 대접받으며 부와 명성을 거머쥔 안데르센은 이를 바탕으로 상류 사회로 편입되기 위해 일생 동안 무던히도 노력했습니다하지만 아무리 유명 작가라 한들 오랜 세월 혈연과 유대로 얽힌 귀족 사회에 그리 쉽게 끼어 들 수는 없습니다혈통의 한계로 안데르센은 폐쇄적인 귀족 사회의 온전한 일원이 되기는 어려웠습니다. (...)

그의 전기를 쓴 재키 울슐라거는 일생 동안 그는 전형적인 아웃사이더였다그는 비천한 배경과 불확실한 성적 정체성그리고 외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끊임없이 싸웠으며이로 인해 괴로워했다그는 못생긴데다 눈치도 없는 사람이었다.”라는 평가를 내린 바 있습니다사회적경제적으로 우월한 사람들 틈에 어떻게든 끼어서 그들의 후원을 통해 부와 명예를 얻는 방식을 반복했던 안데르센못난 존재라는 열등감과 천재라는 턱없는 자신감혼자만의 방에 숨어 있고 싶다는 불안감과 신분 상승을 통해 명사가 되고 말겠다는 출세욕을 모두 품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들키지 않으려 애썼습니다.

 

 

안데르센 동화집
The Fairy Tales of Hans Christian Andersen

왕자의 사랑을 얻지 못하고 물거품이 되어 사라진 인어 공주, 눈의 여왕의 지배를 받아 심장이 얼음덩이가 된 소년 카이와 그를 찾아 라플란드로 떠난 소녀 게르다, 팔지 못한 성냥에 불을 밝히며 환상 속에서 잠들어 가는 소녀. 아름다움과 슬픔이 공존하는 안데르센의 동화는 글쓰기에 대한 열정과 더불어 스스로에 대한 턱없는 자신감, 뒤틀린 콤플렉스가 모여 낳은 결과물이다.

 

아무리 유명 작가라고 해도 오랜 세월 혈연과 유대로 얽힌 귀족 사회에 쉽게 끼어들 수 없었던 안데르센은 귀족들이 자신에 대해 수군거리는 말들을 감수해야 했다. 그래서 안데르센 동화에는 귀족 사회에 대한 반감과 환상에 대한 환멸이 담겨 있다.

 

당시 일부 문학 비평가들은 안데르센이 어린이를 속이는 이야기나 쓴다는 비난을 했으나, “내가 살아온 인생사가 바로 내 작품에 대한 최상의 주석이 될 것이다.” 라는 안데르센의 말처럼, 불우한 어린 시절의 상처와 고통이 녹아 있고 휴머니즘이 짙은 그의 작품은 연령대를 초월하여 현재에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또한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장르에서 인용·해석되면서 후대 작가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미운 오리 새끼, 안데르센의 자화상” 중에서
곽한영. 2017. 피터와 앨리스와 푸의 여행파주창비.
중앙/4층일반 028.1 91

추위도 잊은 채 환상에 빠져 성냥개비를 그어 대다 죽음에 이르는 성냥팔이 소녀도 안데르센 자신의 또 다른 모습입니다허영에 빠져 장례식조차 빨간 구두를 신고 갔다가 끝없이 이어지는 춤에 지쳐 나중엔 발목을 잘라 내는 <빨간 구두>속 카렌은 자신에게 보내는 경고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한편으로 안데르센은 잘난 것도 없는 귀족들이 뻐기고 다니는 모습에 강한 반감을 보이기도 합니다귀족 사회에 대한 열망과 그들의 허세와 무능력에 대한 비웃음 사이를 시계 추처럼 오간 셈입니다그의 비웃음은 자신에게는 있지만 귀족들에게는 없는 것바로 미()에 대한 감각에 집중됩니다그렇게 탄생한 동화가 <벌거벗은 임금님>입니다. (p. 250)

 

 

 

 

 

“쓸모의 재발견” 중에서
정재엽. 2016. 파산수업서울비아북.
중앙/3층일반 811.8 8125

(안데르센)의 이야기는 무엇보다 아프고 슬펐다. ‘동화였지만 유치하지 않았고누가 읽어도 그 스토리에 깊숙이 몰입하게 했고 가슴속 깊은 여운을 남겼다그는 자신의 작품에 어린 시절의 불우한 추억과 주변 환경을 투영했기에어린이들이 읽기에 슬픈 이야기가 많았지만권선징악(勸善懲惡)을 다루지는 않았다그가 자신의 동화에 자신과 주변 인물을 투영시킨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 오히려 내게는 비타민과 같은 힘이 되었던 것 같다현실적이지만 아름다운아프지만 깔끔한 이야기들을 아이들에게 읽어 주는 것 자체가 나 자신을 위한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p. 253)

 

 

 

 

 

 

 

“내게 사랑을 묻는다면” 중에서
조정현. 2017. 동화 넘어 인문학서울을유문화사.
중앙/4층일반 001.3 813

타인을 위해 자신을 버리는 순간사랑은 좀 더 숭고한 차원으로 바뀝니다. <인어공주>가 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메타포인 이유는 슬픔 때문이 아니라 희생을 감수한 사랑에 대한 안데르센의 헌사 때문입니다안데르센은 인어공주의 영혼과 함께 세상을 떠다니는 공기 요정의 말을 빌려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아주 무더운 나라로 날아가서더위로 괴로워하는 사람들에게 시원한 바람을 선물해 주는 거예요그리고 꽃향기도 싣고 가서 사람들을 즐겁게 해야지요

인어공주는 한 사람을 향한 지독한 사랑을 통해 자신마저 버릴 수 있는 인격을 갖게 됩니다이 존재의 사랑은 한 사람에 국한되지 않고 수 많은 사람에게 전해질 수 있다고그리하여 수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을 수 있게 된다고 말해 주는 것 같습니다. (...) ‘사랑이라는 단어를 지닌 인간은 그리 높은 이상을 가슴에 품고 있는 것입니다. (p. 113)

 

 

 


[내용 출처]
판권기.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지음 ; 이나경 옮김. 안데르센 동화집. 서울 : 현대문학, 2011.
작가/작품 소개.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지음 ; 배수아 옮김. 안데르센 동화집. 서울 : 허밍버드 : 백도씨, 2015.
237-266p. 곽한영 지음. 피터와 앨리스와 푸의 여행. 파주 : 창비,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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